박철언 홈페이지



 


Home > 생 각 > 칼 럼

          
View Article  
  작성자  관리자
  제    목  나의 7월은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중략)...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라며 항일민족시인 이육사는 조국의 독립을 염원했다.

7월은 나에게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 1985년 7월 11일 대통령의 전권을 위임받은 수석대표로서『남북간의 평화통일을 위한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 실무회담』의 첫 만남을 갖게 되었다. 그로부터 1991년까지 7년 가까이 남북한간의 42차례 비밀회담에서 김일성 주석을 비롯한 북측의 요인들을 만나 민족문제, 통일문제를 깊이 논의하였었다.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한번은 남측에서 한번은 북측에서 비밀회담을 하다보니 나는 20차례가량 북한 땅을 밟게 되었다. 짧게는 하루 종일 길게는 3박 4일의 여정으로 혹시 돌아오지 못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유서를 써두고 떠나야 했다.

1989년 6월 말 나는 평양을 방문하여 북측요인들과 비밀회담을 하고 백두산 삼지연의 김일성 주석 별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1989년 7월 2일 나는 우리나라 공직자로서는 해방 후 처음으로 북한 쪽 등산로를 통해 백두산 정상에 올랐다. 백두산을 오르니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가슴을 때리고 천지를 내려다보니 눈물이 울컥 쏟아질 것만 같았다. 어쩌다가 우리 민족이 갈라져 이리도 못나게 아옹다옹하고 있는가. 웅혼한 천지를 보며 회담장에 마주 앉아 갑론을박하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초라하게만 느껴졌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그 느낌들을 마구 쏟아내었다. 그것이 바로 <오, 白頭여!>라는 시다. 북측 한시해 대표가 눈을 지그시 감고 듣고 있더니 상부에 보고한 듯 했다. 김일성 주석의 특별한 청이라며 <오, 白頭여!>시의 초고 원고를 달라고 몇 차례나 간청하였다. 통일사업을 위해 넘겨주었다. 그래서 그랬던지 귀로에는 옥으로 만든 찻잔세트 등 김 주석의 선물이 더욱 정성스러운 것이었다.

남북간의 그런 만남과 논의들은 1991년 12월 <남북기본합의서> 체결의 모태가 되었고, 그 연속선상에서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6.15 남북공동성명>을 통해 한민족공동번영의 시대를 향한 또 한 걸음을 내딛게 된다.

최근 남북간 육로개설의 합의, 남북 장성급 회담의 개최 등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동안 한반도 긴장을 지속시켜왔던 북핵문제도 6자회담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가고 있다.

7월이 오면 나는 늘 백두산을 올랐을 때의 그 감동을 되 뇌이며 마음은 천지를 향하고 있다. 오늘 한빛회원들에게 <오, 白頭여!>를 소개하며 머지않아 한빛회원들과 함께 백두산에 함께 오를 날을 기대해 본다.

                          오, 白頭여! 

                                              靑 民 박 철 언

그리던
그리도 그리워하던
白頭(백두)에의 길
오! 설레이는 가슴

山頂(산정)에 덮인 검은 구름
천둥에 소나기 짙은 안개와 여름 우박
시간은 조여 오고 빛은 멀기만 하다
오! 불가능할 듯한 天池(천지)와의 만남

太古(태고)의 殘雪(잔설)을 비끼고
사슴이끼 만병초 들판을 굽이돌아
드디어 靈山(영산)의 환희
오! 1989년 7월 2일 11시

太陽(태양)이 솟아오른 우주의 母胎(모태)인 듯
유구한 민족의 힘의 원천인 듯
방황하던 나의 영원한 고향인 듯
오! 신비의 거대한 거울 天池(천지)여

마지막 용암마저 토해내게 한 부석위에
神(신)처럼 둘러선 장군봉, 향도봉, 백운봉, 차일봉, 비류봉
송화강 만주벌판으로 달려가는 달문
오! 천지여! 민족이여! 조국이여!

통일의 노래를 목메어 합창한다
그러나 끝내 천지는 答(답)이 없다
40년 넘도록 分斷(분단)과 不信(불신), 敵對(적대)와 對決(대결)
오! 여기 설 자격조차 없는 南(남)과 北(북)이여

화해하자 단합하자
끊어진 血脈(혈맥)을 우리가 잇자
우리 서로 하나가 되는 그 자랑스런 깃발을 높이 쳐들자
오! 동지여! 동지여!

치솟는 雄魂(웅혼)을 달래고 산허리에 모여 앉아
다시 쏟아지는 白頭(백두)의 비를 보며
구운 감자 산천어 칠색송어 사슴고기, 들쭉술 약초술
아! 장백의 사랑이여!

가문비, 분비, 자작나무 숲을 뚫고
빗길 속에 달리는 歸路(귀로)
백두폭포, 형제폭포, 천군바위, 압록강
아! 백두산이여! 조국이여! 민족이여! 동지여! 통일이여! 사랑이여!


<1989년 7월 2일 백두산에서>



 
       

37  시원하게 말은 했다, 그러나(2005. 4. 11)      관리자 2008/09/02 2822  
36  고령화시대에 대비 근본적 대응책 마련해야      관리자 2008/09/02 2461  
35  "문화광" 논쟁(2005. 2. 18)      관리자 2008/09/02 2286  
34  독선과 위기의 대통령제를 바꿔야(2004.12.15)      관리자 2008/09/02 2034  
33  과연 우리는 통일을 준비하고 있는가?      관리자 2008/09/02 2178  
 나의 7월은      관리자 2008/09/02 2263  
31  대통령의 시계(2004. 6. 18)      관리자 2008/09/02 1530  
30  4월은 잔인한 달 (2004. 5. 21)      관리자 2008/09/02 1821  
29  이제 무대를 떠나려 합니다.(2004.3.31)      관리자 2008/09/02 1527  
28  새는 양 날개로 난다(2004.2.27)      관리자 2008/09/02 1752  
27  뻐꾸기와 사이비 뻐꾸기(2004.2.19)      관리자 2008/09/02 1401  
26  치열하게 사시다 불현듯 떠나신 아버지      관리자 2008/09/02 1840  
25  아버지의 기도(한빛회보2004.2)      관리자 2008/09/02 1706  
24  자제와 화합'의 새 정신이 필요하다(한국문인2004년2.3월호)      관리자 2008/09/02 1595  
23  홍수가 나도 정작 마실 물은 없다(2004.1.15)      관리자 2008/09/02 1658  
22  고뿔이 보약(영남일보 2004.1.6)      관리자 2008/09/02 1474  
21  노무현 정권의 학습효과'를 읽고/조선일보 2004.1.2      관리자 2008/09/02 1447  
20  2003년의 회고와 한반도의 내일      관리자 2008/09/02 1797  
19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      관리자 2008/09/02 2232  
18  나의 어머니 (순수문학신서101-한국순수수필대표선집, 35쪽-38쪽      관리자 2008/09/02 1887  

    [1] 2 [3] 
     

(사)대구경북발전포럼 : (우)42071 대구시 수성구 만촌3동 861-8번지 만촌화성파크드림 2층상가 2호  전화: 052)742-5700  팩스: 053)742-5800
서울연구소 : (우)06161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524, 733호(삼성동, 선릉대림아크로텔)  전화: 02)569-2212  팩스: 02)569-2213
Copyright(c)2008 cu21.or.kr All right reserved.

 
Warning: Unknown(): Your script possibly relies on a session side-effect which existed until PHP 4.2.3. Please be advised that the session extension does not consider global variables as a source of data, unless register_globals is enabled. You can disable this functionality and this warning by setting session.bug_compat_42 or session.bug_compat_warn to off, respectively. in Unknown on line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