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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노무현 정권의 학습효과'를 읽고/조선일보 2004.1.2

[박철언] 박지향교수의 역사관을 논박함
- 박지향 교수의 아침논단 '노무현 정권의 학습효과'를 읽고 - 

                                     박철언(한국복지통일연구소 이사장·전 정무장관)


지난 12월 29일자 조선일보 아침논단에 게재되었던 서울대학교 박지향 교수의 ‘노무현 정권의 학습효과’라는 칼럼을 읽으면서, 대학교에서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한 역사학자의 정리되지 않은 편향된 현대 사관에 착잡함을 넘어서 걱정스럽기조차 했다.

격동의 우리 현대사는 종합적 총체적으로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이승만 대통령은 나라를 세우고, 박정희 대통령은 조국 근대화를 이루었으며, 전두환 대통령은 경제를 안정시켰고, 노태우 대통령은 북방정책을 통해 전방위 외교시대를 열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군사 문화를 청산했으며, 김대중 대통령은 IMF 환란위기를 극복하였다.

우리의 현대사를 돌이켜 보면, 물론 민주 헌정사의 측면에서는 얼룩도 아픔도 비극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해방이후 1인당 국민소득이 100불도 채 되지 않는 가장 가난한 나라가 30년의 조국근대화 과정을 통해 선진국에서는 100~200년이 걸렸던 산업화를 압축적으로 이뤄내고, 그 터전 위에 민주주의 꽃을 피우고 있다. 이토록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이루어낸 것은 세계사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오늘의 잣대로 지나간 역사를 좌충우돌 평가하거나 잔인하게 재단해서는 안 된다. 공(功)과 과(過)가 병존하는 한 시대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역사학자가 할 일이 아니다. 지난 역사를 통째로 부정하는 편향된 역사관은 그 시대를 치열하게 살고자 했던 모든 사람들에 대한 모독이다.

박 교수는 “노태우 정권이 3김 청산을 연체시킨 존재할 필요가 전혀 없는 정권”이라고 하면서도, 곧 이어 “김영삼, 김대중 시대는 한 번은 거쳐야 할 단계”라고 앞뒤가 상반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 박 교수는 현재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일부 386세대의 경직성을 5공정권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술주정꾼 아버지를 욕하던 아들이 커서 술주정뱅이가 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잘 되면 내 탓이고 못되면 조상 탓”을 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자신은 절대 옳고, 결코 오류를 범할 수 없다는 독선과 아집의 또 다른 표현일 뿐이다.

그리고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이들의 한을 푼 것’이 노무현 정권의 역사적 가치라고 평가하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위험천만한 생각이다. 대통령은 전체 국민의 대통령이지 어느 세력의 대표가 아니다. 만약 노 후보의 당선이 곧 어느 특정 세력의 한풀이에 불과했다면 그는 결코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것이며, 되어서도 안 되는 것이다.

유구한 민족사는 끊어질 듯 끊어질 듯하면서도 면면히 이어져 왔다. 역사의 주인은 국민이며 어느 한 세력이 아니다. 우리 현대사는 양 날개로 날아 온 파란만장한 새와도 같다. 이제는 근대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보다 넓은 가슴으로 지난 시절의 상대방의 공과 몫을 인정하며 대타협하고 대화합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함께 국민통합의 시대를 열고 ‘국민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더 잘 살 수 있는 21세기’를 열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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