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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월드컵이 남긴 교훈(2006년 6월 29일)

월드컵이 남긴 교훈 

                                                                                                              박 철 언 
                                                                                              전 체육청소년부장관

제18회 독일 월드컵대회가 종착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지난 대회의 4강인 우리나라는 ‘1승 1무 1패 승점 4점’의 성적을 내었지만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아쉽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준 태극전사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우리나라가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한 2002년 월드컵대회는 필자가 체육청소년부장관으로 재직 중이던 1991년 초에 김우중 대한축구협회장의 건의를 받아들여 범(凡)국가차원의 지원을 결정했고, 그 후 월드컵대회유치위원회를 구성하여 대회를 유치했다. 그렇기에 월드컵대회에 대한 필자의 관심과 애정은 각별할 수밖에 없다.

이번 독일월드컵을 계기로 우리는 세 가지 점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이제는 스포츠를 즐기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는, 최선을 다 하되 그 결과는 겸허하게 수용하는 진정한 성숙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셋째는, 리더십의 중요성이다.

우선, 조별 리그 세 경기 때에는 전 국민들이 밤을 세워가며 우리 팀을 응원했고, 토고전의 승리와 프랑스전의 무승부에 환호했다. 그런데 16강이 결정되자 그 뜨겁던 열기는 한 순간에 사라지고 심드렁하기조차 하다. 축구 그 자체가 아니라 붉은 악마, 거리응원에 더 심취했던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하기야 국내의 ‘K리그’ 경기 때에는 텅 빈 관중석이 우리 축구의 현 주소라는 생각을 하면 이해가 안 가는 바도 아니다.

월드컵은 4년에 한 번 열리는 축제이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을 구경하는 것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축구 선진국들의 경기를 보면서 스포츠 그 자체를 즐기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우리 축구수준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 월드컵대회가 임박해서야 ‘빤짝 과외’식으로 외국감독을 불러들이고 난리를 친다고 우리 축구의 저력이 커지는 것이 아니다.

그 다음으로, 우리 의식수준의 선진화가 필요하다. 우리가 스위스 전에서 안타깝게 진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심판의 오심 때문이니 재경기를 치러야 한다느니, 그 심판만 아니었으면 이겼을 텐데 하는 식의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심판은 신(神)이 아니다. 심판의 오심도 경기의 일부이다.

FIFA회장이 스위스 사람이고 경기장의 관중 대부분이 스위스 응원단이다 보니, 심판도 사람인지라 주눅도 들 것이고 눈치도 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패배를 심판 탓으로 돌리려한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우리가 남의 탓을 한다면, 남들은 도리어 ‘2002년 너희들도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마음껏 누리지 않았느냐’고 반박할 것이다.

편파적인 판정이 있더라도 그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 실력을 배양하면 되는 것이다. 스위스 전에서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아니 죽기 살기로 뛰었다. 그러나 골 결정력에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닌 바로 우리의 문제이다. 이제는 겸허한 마음으로 2010년을 준비해야 한다.

끝으로, 이번에 프랑스전을 보면서 리더십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 세계적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프랑스와 싸워 우리나라가 전체적으로 대등한 경기를 벌일 수 있었던 힘은 강력한 리더십과 그 리더십을 믿고 충실히 따라 준 우리 팀의 조직력에 있다. 나폴레옹이 즐겨 인용했던 마키아벨리의 “한 마리의 사자가 이끄는 백 마리의 양떼는 한 마리의 양이 이끄는 백 마리의 사자떼보다 무섭다”는 말을 확인하게 하는 경기였다.

자,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이번 월드컵이 남긴 교훈을 거울삼아, 축구도 우리나라 경제도 새로운 출발을 하자. 세계적인 대문호 셰익스피어도 말하지 않았던가. 지나간 모든 것은 서막(序幕)에 불과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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