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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외상이면 황소도 잡아먹는다(대구경북발전포럼2005년 10월호)

외상이면 황소도 잡아먹는다.

                                                                                                             박 철 언
                                                                                 (사)대구·경북발전포럼 이사장


재미있는 퀴즈 하나. 정부가 지급하는 월 113만 원의 최저생계비로 연명하고 있는 최빈곤층이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을까? 답은「있다」이다. 지난 5년간 기초생활보장대상자 149만 명중 5.5%인 8만 2천여 명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심지어 520차례나 다녀온 사람도 있다. 5년 동안 100회 이상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무려 138명, 100번은 아니더라도 10차례이상 다녀온 사람이 1,750명에 이른다. 정말 졸도할 이야기이다.

현재 정부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들의 최저생활보장을 위해 매년 4조 3천억 원을 퍼붓고 있다. 그런데 정작 정부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할 사람들,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장애인이 아닌 멀쩡한 자산가들이 단지 소득이 드러나지 않음을 빌미로 국민들의 혈세를 가로채고 있는 것이다. 영세민에게 공급되는 국민임대주택 입주자 중 45.7%가 비영세민이라는 통계도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27일 정부는 221조 4천억 원 규모의 2006년도 예산안을 확정하여 국회에 제출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정부 예산의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첫째는 성장 부분보다는 복지와 분배 분야에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다. 사회복지분야에 54조 7천억 원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란다.

둘째는 9조 원의 적자(赤子)국채를 발행하는 적자재정으로 편성하여 IMF외환위기 이후 8년째 빚을 내어 나라살림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1997년 60조 3천억 원이었던 국가부채는 현 정부에 들어서 200조 원을 훌쩍 넘겼고, 내년에는 28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참여 정부의 성격에 비추어 볼 때 성장보다는 분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또 지금까지 복지 분야에 대해 소홀했던 점이 많았기 때문에 복지예산이 늘어나는 데 일견 수긍할 대목도 없지 않다. 그러나 현 정부가 하겠다는 대규모의 국책 사업, 즉 자주국방, 균형개발, 행정중심도시건설 등에 소요되는 비용이 700조 원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은 반드시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옛말에「외상이면 황소도 잡아먹는다」고 했다. 누군들 자주국방이 절실하고 국토의 균형발전이 필요한지 왜 모르겠는가? 그러나 화급을 다투는 문제가 아니라면 정책집행에 따른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당할 역량이 충분한 지 먼저 살펴야 할 것이다. 정부는 말로 생색만 내고, 부담은 국민들에게 빚으로 떠안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는 부족한 세원을 메우기 위해 법인세 인상을 비롯해 각종 세금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야말로 국민들을 쥐어짜겠다는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인 것이다. 현 정부 들어서 2년 반 동안 공무원의 수가 2만 2천여 명이상 증가했고, 정부의 안일한 예산 편성과 방만한 집행에 대해 국민들의 불만과 불신은 점차로 높아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 주소이다.

국민들을 쥐어짜기 전에 정부의 씀씀이를 줄일 수 있는 방도는 없는가? 예산은 엄정하고 투명하게 집행되고 있는가? 만약 그 돈이 자기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라면 과연 그렇게 만연하게 마구 쓸 수 있겠는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렇지 않고 「우리는 이런저런 일들을 벌일 테니 너희들은 지갑을 털어 돈을 내라」고 한다면 국민들은 그런 정부로부터 등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필자가 정부에서 근무했던 5공과 6공 시절, 당시 정부는 공무원의 수를 늘인다든지 월급을 인상하는 문제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또 예산의 편성과 집행에 있어서도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보수적으로 나라살림을 꾸려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공자(孔子)는「가혹한 정치가 호랑이보다 무섭다(苛政猛於虎)」고 했다. 국가가 방만하게 나라 살림을 살면서 그 비용은 국민들의 혈세(血稅)로 쥐어짜는 그런 정치를 경계했던 것이다. 일단 민심이 떠나게 되면 나라도 지탱하기 어렵다는 것을 교훈으로 남기고 있는 것이다. 현 정권과 정부의 자세전환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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