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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어머니와 아줌마 (2005. 7. 15)

어머니와 아줌마 

                                                                                                              박 철 언
                                                                               (사) 대구·경북발전포럼 이사장


2005년 7월 1일, 우리들의 삶이 달라지고 있다. 300인 이상 고용업체의 근로자들에게 주 5일근무제가 적용되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임금노동자 913만 명 중 40% 가량이 토요일과 일요일 휴무를 즐기는 가운데 나머지 60%의 근로자들은 부러움과 시샘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변화는 우리사회 내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7월 1일 중국과 동아시아의 아세안(ASEAN) 10개국 간 상품부문 자유무역협정(CAFTA)이 발효되었다. 18억 명 인구의 거대시장을 겨냥한 중화경제권의 용트림이 시작된 것이다.

이 같이 우리나라의 안과 밖에서 엄청난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몰아닥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나라의 오늘의 현실은 어떤가? 정부는 당초 5%로 계획했던 올해 경제성장률을 4%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정부로서는 참으로 염치없는 일이다. 그러나 염치불구하고 그럴 수밖에 없을 정도로 경제성적표는 엉망이다.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한다는 참여정부에 들어서 사회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독선적인 부동산 정책으로 말미암아 전국 대부분이 투기장화 되어가고 있다. 부동산 가격만 500조~1,000조원이상 상승했다고 한다. 결국 거품만 커졌다는 것이다.

이 정권 출범 후 29개월 동안 29건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었다. 매달 한 건 꼴로 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 마다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을 꺼낼 때 마다 오히려 부동산 투기 열풍은 더욱 춤을 추고 서민들의 한숨소리만 땅이 꺼질 듯 커지고 있다.

부동산 투기 열풍에 있어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지난 5월 11일 ‘부동산종합대책’을 내놓았다. 그러자 중국의 상하이 등 주요 투기지역의 집값이 단박에 10~20% 급락했다. 정부의 말에 힘이 있는 것이다. 정부는 말한 대로 실천한다는 권위가 서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오늘의 경제성적표가 낙제수준에 이른 것이 딱히 정부의 탓만은 아닐 것이다. 경제의 주체는 자본(기업)과 노동(민간부문) 그리고 정부이다. 이들 세 요소가 삼위일체로 순기능적으로 돌아갈 때 경제도 좋아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노동자의 시간당 생산성은 선진 7개국(G7)의 43%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노동자들은 생산성 이상의 무리한 임금인상을 요구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전체 근로자의 11%정도에 불과한 대기업 노동조합원들이 자신의 몫을 찾겠다고 아우성치며 결과적으로 기업과 자본을 이 땅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

우리사회의 병리현상이라는 부동산투기, 공교육의 붕괴, 기러기 가족 등 이 모든 것도 따지고 보면 조금의 양보나 손해도 허용하지 않고 내 것만을 챙기려는 이기심과 자기중심적 사고의 발로가 아닐까?

2,500년 전 공자는 국가경영의 큰 지침으로 “부족함을 걱정하지 말고 고르지 못함을 걱정하라(不患寡而患不均)”이라고 했다. 조선 중엽의 다산 정약용도 목민관(요즘으로 말하면 도지사나 시장·군수)에게 이 같은 마음가짐을 권유하고 있다.

요즘말로 쉽게 바꾸어 보면 “사람들은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다”는 말이다. 즉 어느 사회이든 건강하게 지속되기 위해서는 공동체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자제와 화합 그리고 서로 봉사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이다.

돌이켜보면 1960년대 후반부터 우리는 놀라운 경제성장의 기적을 일구어 왔다. 그 바탕에는 바로 우리의 어머니들의 가없는 희생정신과 자제의 마음가짐이 깔려있는 것이었다. 높은 교육열, 억척같은 근로정신, 한 푼이라도 아끼고 저축하는 그런 삶의 방식이 진정한 경제기적의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가사경제의 주도권을 주부들이, 즉 아줌마들이 쥐고 있다. 이제 바뀐 근로환경 속에서 거세게 몰아닥치는 중국과 동아시아 국가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우리가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느냐는 바로 아줌마들이 어머니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느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줌마들이여! 이제 잃어버린 어머니의 마음으로 돌아가자.

* 박철언 이사장 : 한반도통일문화재단 이사장
한빛산악회 고문
시인, 변호사,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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