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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2003년의 회고와 한반도의 내일(창덕포럼 조찬강연, 2003.12.24)

2003년의 회고와 한반도의 내일 

                                          박 철 언(한국복지통일연구소/전 정무장관)


I. 2003년의 회고

○ 정치

-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출범할 때만해도 많은 국민들은 상당한 기대를 걸었었음. 그랬기 때문에 출범초기의 경제성장의 둔화는 북핵문제, 이라크전쟁 등 외부적 요인 때문인 것으로 그리고 사회적 혼란은 정권교체기의 일시적 현상인 것으로 치부하기도 했음

- 그러나 지난 1년을 돌이켜 볼 때, 극심한 경제난과 심각한 사회적 혼란은 결국 정치적 불안에서 기인된 것으로서, 노무현 대통령의 ‘코드인사’, ‘친노동자정책’, ‘즉흥적 ․ 감성적 국가운영’이 근본원인이었음이 드러남

- 나라가 바로 서려면 ‘법과 원칙’이 바로서야 함. 특히 대통령의 마음가짐이 중요함. 대통령이 여기서 한 말 다르고 저기서 하는 행동이 달라서는 안됨. 특히 인기에 영합해서 불법농성현장을 찾아가 그들을 격려하는 감성적 처사는 국가의 근본을 흔드는 일임

- 결국 지난 1년은 지역간, 계층간 대립이 더욱 심화되고 여기에 더해 세대간 갈등과 분열이 커진 한해였음. 신정권의 국정운영을 두고 시중에는 “말만 무성하고 되는 것이 없는 NATO정권” (NO ACTION TALK ONLY)라는 신조어가 나왔음. 최근 교수신문에서는 한해를 결산하며 2003년을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우왕좌왕’(右往左往)을 선정하기도 했음

- 대통령은 나라의 중심임. 국민들뿐 아니라 국제사회도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하고 있음. 그런데도 대통령은 취임 100일도 채 되지 않아 “대통령 못해먹겠다”고 하고, 측근들의 비리가 터져 나오니 “재신임 받겠다.”는 초헌법적 발상으로 나라와 국민을 불안하게 했음

- 최근에는 “불법대선자금이 야당의 1/10을 넘으면 대통령직을 하야하겠다.”고 하다가, 며칠 전에는 자신의 지지모임인 노사모 행사에서 “제2의 시민혁명...”을 운운하며 분열과 대립의 정치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음

- 야당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음. 무기력한 모습으로 국민들을 실망시켜오던 거대 야당은 SK로부터 100억원의 불법대선자금을 받은 것이 들통 나고 대기업들로부터 500억원이 넘는 비자금을 거둔 것이 줄줄이 드러나자 단식투쟁이다, 등원거부다 하며 민생을 내팽개쳤었음

- 원내과반수를 훨씬 넘는 거대야당은 국정운영에 공동책임이 있는 것임. 그런데도 나라와 국민을 위한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오로지 여당과 ‘장군 멍군’식의 강경투쟁으로 국가의 혼란을 함께 부채질하고 있음. 최근 거대야당의 대표는 “내년에 1당을 차지하지 못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까지하며 내년 총선에만 골몰하고 있음

○ 경제

- 연초에 우리 경제의 숨통을 조이던 이라크전쟁이 조기에 종전되고 미국, 일본, 중국, EU 등의 호황덕분에 반도체, 무선통신, 컴퓨터를 앞세워 올해 수출은 16% 신장했음. 그러나 성장률은 2.9%로 지난 40여년을 통 털어 최저의 상황임(2차 석유파동 때인 1980년, 외환위기의 1998년과 버금갈 정도임)

- 시중에는 400조원이 넘는 유동자금이 흘러넘치는 데도 설비투자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 440조원의 가계부채로 서민들의 삶은 더욱 쪼들리고, 신용불량자는 360만 명을 넘어서고 있음. 특히 심각한 문제는 청년실업률이 8%로 ‘이십대 젊은이의 태반이 백수’(이태백)라는 것임

- 해외여건이 개선되는 데에도 경제는 침체일로에 있는 이같은 기현상을 두고 경제전문가들은 ‘노무현 경제현상’이라고 까지 함. 이는 근본적으로 불안정한 정치상황과 불안한 사회 분위기 때문임

- 미래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없고 노동귀족이 중심이 된 강성노조가 집단이기주의에 빠져 강경투쟁일변도로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자본의 유치는 기대하기 어려움. 우리의 경쟁국인 중국에 비해 임금은 10배, 땅값은 40배가 비싸고 정부의 규제도 여전한 데 우리나라에서 기업을 하려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것임.

- 우리가 재고기술, 재고물량으로 밀어내기식 수출(이른바 ‘땡 처리’)로 어느 정도 버티고는 있으나, 원천기술이 약하고 성장잠재력이 취약한 상태여서 미래를 기약하기 어려움.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은 우리나라의 네트워크 준비지수(NRI)가 세계 20위로 6단계 내려앉았다고 지적하며, 정보화 사회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는 경고에 귀 기울여야 함

○ 한반도의 위기

- 2002년 12월 북한의 핵보유 시사로 고조된 한반도의 긴장이 계속되고 있음.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서 한미간 철저한 공조가 절실했던 시점에서 새로이 등장한 노무현 정권의 감성적, 즉흥적 대응은 오히려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킨 측면이 있음

- 물론 지난 해 대통령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는 데 반미정서에 힘입은 바 있다고는 하나, 집권 후 국가를 운영하는 데에는 냉엄한 국제정치에 대한 성찰이 있었어야 함

- 주한미군의 한수이남 재배치문제도 미국의 ‘21세기 국제전략’에 대한 철저한 인식에 바탕 했어야 함. 미국의 전략은 ‘주둔군 중심에서 신속배치군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임. 주한미군의 문제도 그러한 전략전환의 일환임. 그럼에도 내가 필요할 때는 자주국방, 자주외교를 외치다가 아쉬우면 주한미군의 인계철선 역할을 요구하는 자기중심적 발상으로는 국제질서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움

- 이라크파병문제에 있어서도 국익을 위한 결단을 뒤로 미룬 채 섣부르게 공론화함으로써 결국 국론을 분열시켰음. 또한 미국과의 협상과정에서도 북핵문제와 연계하는 아마추어리즘을 보였으며, 미국을 제외하고는 최대병력인 3,000명(기존부대 포함 시 3,700명)을 파병하면서도 명분도 실리도 제대로 챙기지 못함

- 내년에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있음. 북핵문제는 일시 소강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큼. 그러나 이라크전쟁에서의 승리, 리비아의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포기로 미국의 ‘힘의 정치’가 국제질서를 지배하는 상황에서 당분간의 소강국면은 자칫 ‘폭풍전야의 적막’일 수 있음. 그런 와중에서도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6자회담이 개최되었고 남, 북한이 당사자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임


II. 한반도의 내일

○ 미국의 동아시아정책의 기본방향

- 중국이 정치, 경제, 군사 대국화 하여 장차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수 없도록 중국에 대한 철저한 견제하는 것임.

- 또한 일본이 아시아에서 일정한 군사적 역할을 하게하고(한반도의 비핵화가 전제), 계속 미국의 핵우산 아래 두는 것임

- 북한이 핵무장을 할 경우 미국은 일본과 대만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중국에게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와 동북아에서 군비경쟁을 촉발하고 중국과 일본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국익과 배치

- 이에 미국의 대북정책의 하한선은 북한 핵을 검증 가능하고 번복할 수 없는 방식으로 완전히 폐기(영구폐기)하는 것이며,

- 상한선은 핵의 영구폐기와 북한체제를 테러지원하지 않는 체제로 변화시키는 것임 (북한정권 교체전략)

- 만약 북한이 미국 등 국제사회 요구에 끝까지 대항하여 핵보유 입장을 견지한다면 선제공격, 전쟁의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음.

- 북한이 핵 보유를 고집하고 친 중국정책으로 반미 북․중 연대가 강화되는 조짐이 분명한 경우에는, 미국은 북한을 선제공격해서라도 핵 제거와 김정일 체제 교체를 힘으로 실현시키려할 가능성 높아짐

○ 북한의 기본전략

- 최고목표는 핵보유국선언으로 핵실험과 핵무기개발 증가의 길을 확보하고 김정일 체제의 보장 (미국과의 불가침 조약)과 대대적 경제지원을 통해 경제발전을 하는 것이며, 최소목표는 김정일 체제의 보장과 경제지원의 확보임

- 북한의 기본시각은 미국의 선제공격은 한반도 전쟁참화로 연결되어 남한이 절대 반대할 것이고, 만약 전쟁이 발발하게 될 경우 종국적으로 미국이 승리하게 되면 북한에 친미정권 등장하게 되어 중국의 국익에 반하므로 중국도 미국의 선제공격에 반대할 것이란 것임

- 북한은 기본적으로 미국과의 담판을 빨리 끝내고 싶어 함. 현재 극심한 경제난, 조여 오는 미국의 봉쇄망과 선제공격 위협으로 체제위기 가중되고 있음

- 미국의 입장에서는 진지한 협상을 미루면서(무력사용의 명분축적) 핵문제를 빌미로 미사일 방어체제(MD)구축 등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측면도 있음

- 북한은 최근 다자회담에 유연한 태도 보이는 한편, 재처리 완료와 핵보유 의사를 밝힘으로서 “조기에 협상을 마무리하든지, 핵무장을 받아들이던지 양자택일 하라”는 식으로 미국을 압박

- 그러나, 북한은 핵무장이 결코 체제생존위한 유용한 억제력 될 수 없음을 하루 빨리 깨달아야 할 것임. 북한이 공식적인 핵보유국이 될 경우에, 미국 주도의 경제제재와 봉쇄, 고립화 수준은 높아지고, 남한․중국으로부터의 더 이상 지원을 기대 어려우므로 붕괴위험성이 높아짐

○ 한국이 취해야 할 자세

- 미국 패권주의와 국제권력정치의 냉엄한 현실 속에 미국과 잘 지내면서 우리의 국익 ․ 실익을 극대화 하는 인내심과 지혜를 모아야 함

- 노무현 정부는 미국 측에 대북한 비타협주의 보다는 북한과 협상을 선택하는 것이 비교우위에 있다는 점을 조용히 집중적으로 설득해야(재선을 앞둔 부시의 정치적 체면을 최대한 살려주는 방식으로)

- 한국은 미국․일본과 철저히 한 목소리로 “압력과 협상의 공동 전략”을 실천해야

- 노무현 대통령은 국익과 ‘하고 싶은 말’ 사이에 밸런스를 유지해야 함

- 한반도문제는 민족내부간의 문제이자 주변강대국의 이해가 가장 첨예하게 맞부딪치는 국제정치의 문제라는 2중적 성격을 직시해야 함

- 한반도의 평화유지와 민족의 생존을 위해서는 지금 한미간의 철저한 공조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부정해서는 안 됨

- 그러나 한반도의 미래는 결국 우리 민족이 함께 풀어갈 수밖에 없다는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북한과의 관계를 이끌어가야 함

- 그런 차원에서 정치문제와는 별도로 경제, 문화예술의 교류는 지속되어 민족동질성의 회복에 기여해야 하고, 인도적 차원의 지원 협력의 강화를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올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함


III. 내일의 과제-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과 한중일연대의 충돌과 조화

- 초강대국 미국은 계속적인 패권주의의 확보를 위해 동아시아 3국을 분리․통제하면서 일본을 미국의 핵우산아래 두고 중국이 군사․경제 정치 대국화 하여 미국 일방주의에 도전하지 못하도록 하는 국가 목표를 견지할 듯함

- 특정 1개국이 장기간 일방적으로 세계질서를 주도하면 세계의 조화로운 발전과 인류의 공동善(자유, 평등, 복지, 평화, 인권) 추구에 바람직하지 못함

- 미래 세계의 국제권력구조는 다원주의로 변화되어야 할 것임. EU가 내실화되어 제 기능을 발휘하게 되고, 동아시아 3국(한반도, 중국, 일본)연대가 아시아적인 이익과 가치를 추구할 수 있어야 함

- 장차 남북한이 화해 ․ 공존 ․ 통일을 이루어 동아시아 3국 연대의 균형자 ․ 조정자 역할을 해나갈 수 있어야 한반도가 세계사의 주역으로 등장할 수 있을 것임

-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내부의 역량을 키워야 함. 희망이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지혜롭고 용기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붙잡아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내는 것임.

- 우리 내부의 체질강화를 위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제와 화합‘의 새정신으로 무장하고, ’경륜과 용기‘의 새로운 리더십을 중심으로 우리의 역동적 힘을 되찾아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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